#28


희망을 가진다는 것은 얼마간 귀찮음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희망은 수첩에 약속시간을 적듯이 구체적인 것이고,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것처럼 구차하기까지 한 것이지만, 나는 그저 이 길을 걷기로 했다. 왜냐고 묻는다면 할말이 많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니까 그건 내가 작가라서가 아니고, 내가 고상한 인간이어서는 더더욱 아니고 그냥 그것이 뭐랄까, 내 적성에 맞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