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잡담

오늘 마지막 시험을 치고
일주일동안 방학이다.

스무살 짜리 애를 만나
같이 저녁을 먹고 스벅에 가서
차를 마시고
(난 저녁에 커피를 못마신다 ㅠㅠ)

실물이 더 잘생겼어요.
사진을 못 찍으시네요.
같은 얘기를 듣고 기분이 좋았다.
그래, 나 아직 한창이야. 이러면서.

헤어지고나서 처음 사람 만나는 것 같다.
모든 게 형과 헤어진 후에 하는 처음이다.
이글루가 아니라 다이어리에 쓰고 싶었는데
스벅 다이어리를 보니 깍쟁이처럼 1월부터 있더라. 12월도 좀 끼워주면 안되나..

snowman 음악


Who will catch my tears
If you can't catch me darling.

Who'll hear my secrets
If you don't have ears baby.

영상 썸네일

Sia - Snowman



.

수요일과 금요일은 교회에 가기 위해
기숙사에서 지내다가 잠시 집에 들른다.

저녁밥을 먹다 대뜸 어머니가 하는 말,
"요새도 J랑 잘 지내니?"
뜨끔.

헤어진 건 카톡을 보고 아신건가,
(둘 다 프로필을 다 지웠으니 그럴만도하다.)
아니 우선 그걸 어렴풋이 눈치챈 건가.

ㅡ응 잘 지내지,
어쩌다 학교에서 나눔받은 파리나무십자가소년 합창단 티켓 두 장으로 화제 전환.




사실 헤어지기 전에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게
어머니가 했던 말이었다.
네 친구 저 눈 봐라 눈, 크고 슬픈 소눈망울이네.
맘 여린 친군데 네가 상처주지 말아라.

어머니가 했던 말이 아니라
누군가 그 입술을 통해서 대신 한 말처럼 들렸다, 내겐.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가끔가다 갑자기 형의 감정에 이입될 때가 있었다. 그럴 땐 정말 슬펐다. 내가 정말 못된 놈이구나, 자책하며 다시 형에게 돌아오곤 했다. 그러다 며칠이 지나면 다시 덤덤해져서 다른 사람을 찾곤 했다. 친구가 말하길 그게 바로 내추럴 썅년본능이란다. 하루빨리 헤어지라고 그랬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아예 시작을 말았어야 했다. 8개월 짧은 연애를 통해 내가 얻은 게 무엇이건, 좋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다. 그것 하나만으로 벌을 받아 마땅하다.

모르겠다, 내가 이글루스를 한다는 걸 아니까 이 글을 찾아볼지도 모르겠다. 내 아이디를 구글링해서 중학교때 쓴 글을 찾아보는 사람인데 찾아도 예전에 찾았을지 모르지.

229

일주일만에
다시 헤어졌다.

언제나 무릎 꿇고 지는 쪽은
더 사랑하는 사람이다.

헤어지고 택시안에서
병신같이 난 질질 짰고
몇 년 만에 울었다.

형이 준 많은 사랑이
물이 되어 내 눈 밖으로 흘렀다.

어쩌면

어쩌면 넌 니가 생각하는 사랑을 못할 지도 몰라.

내가 제일 이해가 안가는 건 너는 그렇게 모태신앙으로 자랐으면서 남을 위하는 마음이 없는가
왜 그렇게 이기적이고 니가 상상하고 생각하는 이치가 세상의 전부인건가
그렇담 결국 너도 너랑 똑같은 인간을 만날 수밖에없는데.

너네형은 나이 허투루 먹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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